Goal 기능은 인간을 위한 복지입니다
건강 루틴으로 되찾은 컨디션
얼마 전 '120x의 삶이 너무 피곤하다'는 글을 쓰면서 '기승전-건강'으로 마무리했는데요. 선언 효과 덕일까요? 문득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몸과 뇌의 건강을 위해 새로운 새벽 루틴을 시작했어요.
- 수첩 들고 밖으로 나가 햇빛 쬐며 산책하면서
-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수첩에 적고
- 집에 돌아와 계단오르기 + 맨몸운동
- 종이책을 비판적으로, 액티브하게 읽으며 메모(책의 핵심 개념/키워드, 거기서 떠오르는 질문과 생각, 책에서 답을 찾기 전에 스스로 이유와 함께 추측하기, 실제로 책 읽으며 찾은 관련 내용 등)
- 메모를 클로드(Opus 4.7 적응형)에 넘겨 소크라테스식 문답을 나누고 퀴즈 풀기
책은 칩 후옌의 <AI 엔지니어링>이고요. 하루에 10분만 읽을 때도 있지만 문답의 품질이 굉장히 높아서 뇌 건강 측면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작심1주는 됐으니 최소 작심4주까지 잘 이어가려 해요. 이거 시작하고 나서부터 컨디션이 확 올라오고 뇌가 말랑말랑해짐을 느낍니다.
놀라운 건 클로드의 뼈때리기 품질입니다. 요즘 웬만한 건 코덱스로, CLI로 다 하니까 웹 채팅에서 오래 대화를 나누는 일이 드물었는데요. (매일 조금씩 개선하긴 했으나) 짧은 시스템 프롬프트만으로도 건설적인 질문과 관점을 던져주고, 나의 허점을 잘 찾아주더군요. "방향은 맞췄으나 아직 부족합니다" 라거나, "조금 나아지셨습니다" 라거나.

책읽으며 뼈맞은 시스템 프롬프트
칩 후옌의 <AI 엔지니어링>을 읽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소크라테스식으로 도와주고(잘못 이해한 거나 사실관계 틀린 거는 지적), 마지막에는 플래시카드 퀴즈 형태로 핵심 개념들의 이해를 테스트할 수 있게 해주세요. 플래시카드는 질문만 던지고, 내가 답하면 피드백 주게.
참고로 나는 AX 컨설턴트로서 AI 제품을 만들고, 기업과 팀의 AI Transformation 을 이끌고 있습니다. 내가 배우는 지식을 내 상황에 전이할 수 있는 코멘트도 같이 주세요.
내가 여러 메모/질문을 한번에 던지면, 한번에 하나씩만 깊이 다룹시다.
내가 오래 쉬려면 에이전트가 오래 일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산책하고 운동하고 공부하는 동안 에이전트가 놀고 있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그렇다고 중간중간 컨텍스트 스위치해서 일 시키려니 인지적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합니다. 세션 1에서 읽고 프롬프팅, 세션 2에서 읽고 프롬프팅, 세션 3에서 읽고 프롬프팅, 세션 1 다시 돌아가서 읽다가 뭔가 길고 복잡하니까 다시 세션 2 보고, 내가 뭐 하고 있었더라 떠올리다가 아 맞다 하면서 세션 3 갔다가 다시 세션 1... 이러면서 집중해 공부한다니 어불성설이죠. 오히려 멍청해지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결국 내가 더 오랫동안 쉴 수 있고 더 건강해지려면, 내 개입 없이 에이전트가 오래 돌아야 한다는 새삼스런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래서 코덱스에서 큐와 /goal 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써보고 있습니다. (혹시 큐와 goal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맨 아래 단락에 설명해두었습니다)


이렇게 큐를 쌓거나, 도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면 적어도 세션 하나당 1-2시간은 정신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길게는 위 이미지처럼 19시간까지 돌았네요. 너무 길어지길래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가끔 확인하고, 중간에 프로덕션 핫픽스 몇 개 집어넣고 하다 보니 더 길어진 느낌이지만요. 아무튼 이렇게 한 덕분에 안심하고 운동을 하든, 다른 세션에 집중하든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굳이 '코덱스에서'를 강조한 이유는 컨텍스트 관리 성능 때문입니다. 오래 돌리면 당연히 컨텍스트가 꽉 차게 되는데, 클로드 대비 코덱스의 오토 컴팩트가 속도도 훨씬 빠르고 맥락 유실도 훨씬 적다고 느껴요.
그리고 저는 코덱스에서 컨텍스트 윈도우 크기를 굳이 더 늘리지 않고 디폴트 크기(258k)로 사용하는데요. 클로드에서는 1M을 주지만 20%(= 예전 한도인 200k) 넘어가면 일을 훨씬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가 겹치니 긴 일을 맡길 때는 클로드보다는 코덱스를 선택하게 되더군요. 부록에도 적었지만 큐 기능은 클로드에 없고, goal도 코덱스에서 먼저 나왔고...
올해 1월 참여했던 OpenAI 해커톤에서 처음으로 코덱스를 제대로 써보며 성능을 체감한 이후로는 메인 코딩 에이전트를 코덱스로 갈아탔습니다.
에이전트를 오랫동안, '잘' 돌리려면 하네스가 필요하다
당연히, 오래 돌면서 똥만 싼다면 그냥 토큰 낭비에 불과합니다. 저도 엄격한 린터, 높은 테스트 커버리지, 에이전트를 위한 검증용 도구들(스크립트와 CLI)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에서야 시도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긴 시간동안 제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일하게 하려면 스킬도 중요하죠. 제 워크플로우 안에서 발견한 성공 패턴을 쪼개 여러 스킬을 만들었습니다. 불명확한 게 있으면 먼저 충분히 토론하며 명확한 스펙을 잡고, 에이전트가 본인의 작업을 신선한 시각(=서브에이전트)으로 비판할 수 있게 하고, 전체 코드베이스의 코드 품질을 검토하고, 스스로 이슈를 올리고 이슈를 닫는 등.
아래는 19시간 돌아간 goal 프롬프트인데요.
/goal 최근 퀄리티 산출물 및 핸드오프 참고하여 남은 약점 모두 고치고, 작업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들도 RCA 및 유사 패턴 스캔하여 다 디버그해주세요. 서브에이전트 사용. 그리고 전체 리포 대상으로 크리틱해서 나오는 문제 다시 똑같이 다 고치기. 작업 도중에 새 이슈가 깃헙에 올라올 수 있는데 그것도 다 같이 고쳐주세요.
여기서 퀄리티, 핸드오프, 디버그, 크리틱, 이슈 가 모두 스킬을 발동시키는 트리거입니다. 모두 charness라는 단일 하네스 플러그인에 넣어뒀어요. Corca Harness 의 약자인데 혹시 궁금하시면 들여다보세요. 아직 완성도가 충분히 높진 않아서, 더 깎고 나면 '일주일프'로도 올리겠습니다.
맺으며
에이전트를 오래 돌리며 생산성을 배수로 늘려야 간신히 최상위 경쟁자들을 따라갈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몸과 뇌가 건강하지 못하면 에이전트를 오래 돌릴 수가 없어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에이전트를 오래 돌릴 수 있으면 다시 건강해집니다.
Goal 기능은 인간을 위한 복지입니다. 린터, 테스트, 검증 도구를 갖춰놓고 도전적인 목표를 에이전트에게 제시해보세요. 그렇게 확보한 시간에 운동하고, 산책하고, 책을 읽고, 동료와 대화해보세요. 저처럼 삶의 활력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부록: 큐와 골에 대해
코덱스의 기능 중 큐와 /goal 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큐
코덱스 CLI에서 탭을 하면 큐에 프롬프트가 들어가서, 이전 프롬프트가 완료된 뒤 다음 프롬프트가 실행됩니다. 여러 개 넣을 수 있고 마지막 메시지는 수정 가능합니다. 반면 엔터를 치면 다음 툴 콜 뒤에 프롬프트가 들어가며 작업 목표가 조정됩니다.

클로드 코드에서는 제가 알기론 아직까지 큐 기능이 없고 조정만 가능합니다.
Goal
코덱스 CLI에서 /experimental 로 들어가면 몇 가지 실험적 기능을 켤 수 있습니다. /goal 또한 2026년 5월 21일 현재 기준으로 실험적 기능에 속합니다. /goal 커맨드와 함께 목표를 주면, 목표를 완수될 때까지 계속 자율적으로 일합니다. 어떤 작업에 쓰면 좋은지, 목표 설정은 어떻게 하는지는 공식문서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세요. 아래는 긱뉴스의 요약입니다. (5/22 업데이트: 실험 기능에서 졸업했습니다)
클로드 코드에는 원래 랄프 플러그인(동일 프롬프트를 종료 조건 만족할 때까지 계속 돌림)과 /loop 가 있었는데, 이후 코덱스의 goal 과 유사하게 /goal 이 나왔습니다. 클로드의 goal 설명, 다른 자율 워크플로우와 무엇이 다른지는 공식문서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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