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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CLI 유감 (feat. TrendSlop)

Gemini CLI도 하네스 더 깎아서, 주력 코딩 에이전트 중 하나가 될 수준으로 올라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요즘 개발을 좀 빡세게 하다 보니, 코덱스/클로드 모두 $200인데 주간 한도에 걸릴까봐 주의하며 쓰고 있어요.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Gemini CLI를 켰습니다. API나 비-대화형 모드는 자주 썼지만 대화형은 언제 썼는지 기억도 안 나더군요.

그리고 얼마 안 지나 영 못 써먹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성급한 결론 주의). 참고로 유료 구글 One 계정이었고 모델은 Gemini 3.1 Pro 였습니다.

  • 켜질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림. 체감상 클로드나 코덱스의 2배?
  • 클로드/코덱스용 플러그인 만들어둔 거를 쓰려고 했더니 플러그인 지원은 안 됨(스킬만 가능)
  • 툴툴거리며 .gemini/skills 에 심링크 걸어달라고 했더니 이 쉬운 작업에 10분 걸림. 다른 작업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오래 걸림
  • 한글로 물어봐도 영어로 답함. 한글로 설명해달라고 하고, 설명 듣고 다음 작업 시키면 같은 세션인데 또 영어로 돌아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렇게 작업한 내용이 너무 별로였어요. 회사 동료분이 번역해주신 HBR의 좋은 글을 주고 분석시켰는데요.

https://denoiser.club/posts/trendslop/text/ 를 수집한 다음, 해당 내용을 주의깊게 읽고 이 리포에서 내려졌던 여러가지 의사결정 (문서, 코드) 의 품질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주세요. 서브에이전트 적극적으로 사용.
LLM에게 전략 조언을 구했더니 ‘트렌드슬롭’이 돌아왔다
LLM에게 전략 조언을 맡기면 맥락에 맞는 답 대신 유행어만 돌아옵니다. HBR 연구자들이 이를 ‘트렌드슬롭’이라 부르며 그 함정을 짚어요.

Gemini가 장문의 분석을 해줬고, "대부분 좋은데 개선점이 한두개 있다"고 하길래 직접 고쳐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잘 고쳤는지 어떻게 보장하냐 등 몇 턴을 더 했고요. 근데 고친 내용이 의심스러워서(너무 알고리즘이 나이브하다거나), 클로드에게 검토시켜보니 진짜 죽어라 + 근거 있게 까더라고요. 요약하면 이런 느낌.

트렌드슬롭을 분석해서 개선하려고 했으면서, 자기가 트렌드슬롭 스러운 - 말만 번지르르한 구현을 했고, 그러고도 제대로 고쳤다고 주장하다니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이게 딱히 Gemini 모델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노트북LM이나 AI Studio, Gemini 챗봇 등에서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걸 생각해도 그렇고요. 2개월 전 노정석님 유튜브에 래블업 신정규님이 나오셔서, "문제는 하네스더라. Gemini에 Claude Code 껍데기 씌우니까 가장 만족스러웠다. 1M 컨텍스트의 위엄" 이런 식의 얘기를 해주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물론 지금은 다들 1M이 되었지만요)

구글이 여러 생태계를 통합하는 데 힘을 쓰고 있는 건 아는데요. 그래도 Gemini CLI도 하네스 더 깎아서, 주력 코딩 에이전트 중 하나가 될 수준으로 올라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너무 짧은 경험으로 섣부른 판단을 한 걸 수도 있으니 잘 쓰시는 분들의 꿀팁이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