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카 AX Day: AX에 진심이니, 진심으로 시간을 투자합니다
지난 3월 12일 목요일, 제가 재직중인 코르카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첫 AX Day가 열렸습니다. 고객사에서 컨설팅한 적도 있고, 사내에서 소규모로 한 적도 있지만 이렇게 전사적으로 한 건 처음이었어요. 구성원 분들에게는 이렇게 공지했습니다.
AX Day는 매주 목요일, 더 큰 도약을 위해 잠시 무릎을 꿇고 손발에 흙을 묻혀가며 여러가지 재미있고 급진적인 시도를 해보는 날입니다. 당장의 업무 시간은 20% 줄게 되겠지만,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및 업무에서 오는 재미가 10배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이번주 월요일 아침 리더 회의, CTO님의 이 한마디였습니다.
"현재 전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AX입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병목지점이 옮겨가는 중이기 때문에 발빠르게 대처해야만 합니다. 매주 AX Day를 열어, 이 날은 기능 추가를 멈추고 AX만 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에 모든 리더가 공감하며 즉각 움직였습니다. 월요일 제안 → 화-수요일 설계 → 목요일 실행. '이게 스타트업이지!' 싶은 속도에 모두가 짜릿함을 느꼈어요.
진행 과정
6시간동안, 2인 1조로 총 18명이 즐겁게 달렸습니다. 핵심 원칙은 '예외 없음'이었어요. 코딩 에이전트를 이전에 써봤든 아니든 간에, 급한 일이 있어도 AX Day 앞뒤로 미루고, 이 6시간은 제대로 집중해서 AX만 해보자는 것.
'이날 만든 건 모두 내다버려도 좋으니 급진적 실험을 해보자'는 컨셉이었는데 실제로는 유용하고 재미있는 게 많이 나왔어요. 기존에 코딩 에이전트를 안 쓰시던 오퍼레이션팀 세 분도 모두 클로드 코드에 입문하여, 자신만의 유용한 도구를 재밌게 만들어내는 걸 보니 뿌듯했습니다.
- PDF를 HTML로 변환하는 강화학습 공장 (안드레 카파시의 autoresearch에서 착안)
- 깃헙, 노션, 슬랙 등 개인의 모든 기록을 참조하여 영혼을 복제하는 소울메이커
- 신체 조건과 목표 속도에 맞는 달리기 케이던스 계산기 겸 메트로놈
- 특정 이미지에 내 기분을 입력하면, 내 기분과 이미지에 맞게 귀여운 표정을 만들어주는 도구
- 팀원들의 R&R을 기반으로 VOC 업무 분배하는 슬랙봇
- 특정 슬랙 채널에서 본인이 멘션당하면 본인 대신 과거 문의 내용을 검색하여 안내해주는 슬랙봇
- 제품별 매출 현황 정리 및 시각화 대시보드
- 사무실 화장실 비어있는지 알려주는 슬랙봇 (구현용 IoT 센서도 구매)
- 고민을 입력하면 평행우주처럼 여러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인생 브랜치 시뮬레이터
가장 멋졌던 건 디자이너 + HR 매니저 팀의 '오로라 플레이어'였어요. 재생되는 음악의 비트에 맞춰 실시간 3D 시각화가 나오는 뮤직 플레이어입니다. 주도하셨던 디자이너 분은 마음에 드셨는지 배포까지 하셨어요. (https://aurora-player-phi.vercel.app 에서 체험 가능합니다!)
오로라 플레이어: https://aurora-player-phi.vercel.app
맺으며
이번 AX Day는 코르카가 전사적으로 AX에 진심이라는 걸 전 구성원들에게 확고하게 알리는 좋은 시그널 역할을 했습니다. 전 직원의 20% 시간을 투자하는 결정은 쉬운 게 아니니까요. 성과도 확실했어요. AX Day를 통해 다음엔 뭘 해볼까? 하며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기도 하고, 평소에 함께 일해보지 않았던 분들과 교류하며 서로의 도메인 지식과 꿀팁을 배워가는 시간이 되었다는 후기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이런 행사가 하루아침에 가능해진 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이미 무르익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 상향 평준화된 AI 리터러시: 몇 달에 걸쳐 사내 거의 모든 구성원이 코딩 에이전트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였습니다.
- 전사적인 방향성 합의: 현업의 속도를 잠시 20% 늦추더라도, AX 경험치를 쌓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 짝 작업 문화: 평소 팀 내외부에서 수시로 짝 작업을 하며 '다름'에 익숙해지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깔려 있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큰 수확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벼르고 있던 OpenClaw에 드디어 입문했거든요. 고수 팀원과 짝을 이룬 덕에 오라클 클라우드 무료 인스턴스에 비서를 띄울 수 있었어요. '상시 실행되는 컨테이너에서 동작하는 슬랙 봇' 패턴이 얼마나 강력한지 새삼 깨달았고, 현재 구상 중인 제품에 차용할 핵심 아이디어도 얻었습니다.
1회차가 아주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매주 또는 격주로 진행해보려고 해요. 다른 분들도 소규모라도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고심하며 짠 아래 운영안을 참고하시길!
부록: AX 파일럿 Day 운영안
언제?
설계된 시간은 11시부터 17시까지 총 6시간입니다. 정말정말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11시-15시에는 100% 참여해주세요!
누구와?
11시에 시작하면서 AI에게 짧은 인터뷰를 당합니다. 인터뷰 결과를 슬랙에 올려주시면 그 내용을 기반으로 AI가 관심 주제 기반 랜덤 매칭을 해줍니다. 단, 본인과 같은 팀인 사람과는 매칭되지 않습니다. (총 9조가 생깁니다)
무엇을?
‘원래 하던 일을 원래 하던 대로’ 하는 것만 아니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이날의 작업 자체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날 만든 산출물을 모두 내다버려도 좋습니다.
산출물은 본인 평소 업무와 유관하면 좋지만 무관해도 상관없습니다. 어떻게든 나를(짝을) 위한 작은 산출물만 나오면 됩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미뤘던 것들, 그냥 할 생각도 못했던 것들을 (AI와 함께) 해보면서 경험치를 쌓아봅시다.
(작은) 산출물 예시
- 클로드 코드를 설치해서 첫 메시지를 보냈다.
- OpenClaw 설치해서 첫 메시지를 보냈다.
- 노션에 FAQ 문서를 만들었다.
- Suno로 음악을 만들었다.
- Gemini Canvas로 소설을 썼다.
- 불편했던 앱의 개선된 복제본을 만들었다.
어디서?
본인 자리만 아니면 어디든지 괜찮습니다. 사무실 안에서 하셔도 되고 밖에서 하셔도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 점심식사, 끝날 때만 제때 잘 모여주세요.
어떻게?
짝 작업 방식은 기본적으로 자유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한 사람의 컴퓨터에서 두 사람이 같이 작업하는 느낌으로 하시면 됩니다. 두 사람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각자 어떻게 다르게 하는지, 각자 프롬프트 돌려봐서 결과 비교하는 것도 좋고, 각 잡고 분업하는 것도 좋습니다. 되도록이면 ‘가르치기’나 ‘도와주기’가 아니라 ‘함께’의 모드로 해보세요.
코딩 에이전트가 설치되어있지 않은데 써보고 싶은 분은, 이 기회에 맥스 플랜 사용자에게 선물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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